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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668
작자: 허영숙
2014/3/31(월)
조회: 667
나는 저녁 불빛을 사랑하였다  
    
      나는 저녁 불빛을 사랑하였다 / 허영숙
    
    
     마음에 없는 이별을 하는 사람처럼
     노을의 눈자위가 붉어진다
     쪼그려 앉는 꽃들
     한 쪽 어깨가 기울고 있는 나무
     이 서글픈 틈새를 저녁이라 불러놓고
     어둠이 불빛을 조금씩 모으고 있다
    
     악수도 없이 헤어진 사람에 대해서
     어딘가에 이마를 기대지 않고는 말 할 수 없을 때 
     사람들은 창가에 불빛을 내건다
     그러면 하늘은 늦도록 꺼지지 않는 불빛을 하나 둘 거두어간다
    
     별이 뜬다
     저것은 먼데서 오는 불빛
     풀씨 한 점 보이지 않을 만큼 다 저물고 난 뒤에도
     또 저무는 마음을 견딜 수 없어
     누가 하늘에 이마를 기대고 있다
    
     나도 한 때
     그 저녁의 불빛을 사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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