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729
작자: 윤동주
2017/12/11(월)
조회: 306
눈 오는 지도(地圖)  
    
          
                  눈 오는 지도(地圖)
    
                                              윤동주
    
    순이(順伊)가 떠난다는 아츰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나려, 슬픈 것처럼 창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방안을 돌아다 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
    안에까지 눈이 나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둘 말이 있든 것을 편지
    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
    붕 밑, 너는 내 마음 속에만 남어ㅗ 있는 것이냐, 네 쪼꼬만 발자
    욱을 눈이 자꾸 나려 덮여 따라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국을 찾어 나서면
    일년열두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나리리라.
                                                   (194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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