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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8
이름: 최승화
2004/10/30(토)
조회: 4498
갈대(2) 벗어 버리다  
갈대(2)- 벗어 버리다 /최승화

가마우지 옹구 지고
솟대 살짝 끼우고
산들 산들 바람 맞아
살랑 살랑 고개 흔들며
장에 가는 아낙들이
질펀히 둘레 둘레 한껏 앉아서는
서방질 하던 얘기 흥에 겨워
해가는 줄 모른다

지나가는 파랑새
옆집 솔가지 빌어 앉아
혹시 내 이야기 나오려나 훔쳐보는 재미에는
속곳이며 저고리도 살짝 벗어 보는구나
다소곳이 차려입고 입방아만 벗었다

한 가지만 꺾어다가
무논 한 곳 모셔 놓고
삼베 적삼 입혀 놓고 곡하는 모습 본다

아무리 입혀 놔도
고운 목젓 아래 통통한 가슴살에
세털도 너무 곱다

어이하여
잠 못드는 사연은
무논에서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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