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6
이름: 최승화
2004/10/26(화)
조회: 3495
말하면서 살아야지  
사랑합니다 아버지/ 최승화

말하면서 살아야지
말하지 아니하여 그가 가버리면
시리다 시리다 곡하기 싫습니다
큰 입 작게 열어 한마디만 하렵니다
좋아한다
사랑한다
미쳐 죽겠노라고

눈감으면 안다고만
말도 안 된 거짓말에
속아 살아 20년 속고 살아 20년
파뿌리가 되어서도 슬퍼하지 않겠다고

이제 잊어 보자고
그냥 지나가자고
편하게 살어라고
일장기 아래 서린 반듯한 훈장 한 장
고이 간직하신 분들께
전쟁에서 깎인 상처 숨기려 숨기려고
술로 술로 사시더니
속으로 아파 어눌해져 가시는데
아들은 이제 말하면서 살렵니다

사랑한다 할 겁니다
좋아한다 할 겁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모범수 키운다고 양심수 되게 말고
말하면서 사시지요
수의 받기 전에

마지막 소원에도 무엇이 있을까만
말하면서 살아야지
정말 사랑한다고
정말 좋아한다고

-2004. 9. 20.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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