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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60
이름: 최승화
2006/1/27(금)
조회: 3134
바지론  
      바지론


      예복으로 처음 입었었던 바지를 거꾸로 걸었다

      입지 않아도 될 날들이 많았던 저고리와 달리
      무릎이 앞으로 달려갈 듯 멍에가 세로로 걸렸다
      늘어가는 체중과 단단한 의자간의 마찰력에
      바래지는 색도와 굽혀져만 가는 무릎 부위
      위로 몰리던 피들이 아래로 쏠리는 순간마다
      주인은 코뚜레를 하고 밭갈이를 배워왔던 것이다

      거꾸로 걸린 바지에 깨끗한 물을 뿌리고
      잠이 들었다 아침에 다시 입어 본다
      쫙 펴진 처음의 모습이다

      이랴- 가자



      [창작시 부문 심사평]

      강인한(시인)

      그저 시가 좋아서 쓰는 시들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단단히 옷깃을 여미고 신발끈도 조여매서 시의 먼 길을 굳이 떠나 정상을 향하고자 하는 맵찬 각오가 보이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들은 짤막한 자기 내면의 고백을 한없이 늘어놓는 분도 있었고, 다른 선배 시인들의 발걸음 같은 건 눈여겨보지도 않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기만의 글쓰기 방식에 얽매인 안타까운 이들도 있었습니다.

      기왕에 시를 쓰고자 한다면 적어도 문학사에 이름 있는 시인들의 발자취와 더불어 앞선 시인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가 가고 있는 길이 과연 제대로 방향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지워진 것들에 대하여」단연 뛰어나게 돋보이는 솜씨의 작품이었습니다. 낮은 데로 내리는 눈, 눈이 지워 나가는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그 속에 사람 사는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조용히 들리는 듯합니다. 그리고 눈이 녹는 낮은 데서부터 봄이 온다는 따스한 희망이 이 시를 한층 높은 위치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삶의 태도가 잔잔한 공감으로 이어지는 수작입니다.

      「오아시스 그녀」위에 최우수작과 오랜 시간 선자의 마음 속에서 키를 재던 작품입니다. 말을 부려 쓰는 기교의 측면에서는 한 걸음 앞선 듯하고, 군데군데 빛을 내는 은유적 표현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이 분은 요즘의 젊은 시인들의 시적 경향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는 흔적이 결정적인 흠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와 "그녀"가 시 속에 불분명하게 뒤섞인 느낌을 주어 우수작에 머물게 된 점 아쉽습니다. 좀더 선명한 표현이 되도록 힘쓴다면 이 분은 앞으로 좋은 시를 쓸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줍니다.

      「바지론」소재에서 시를 잡아내는 눈이 밝은 분입니다. 그러나 크고 힘찬 밑그림에 비하여 아직 부분적으로 시어들이 제 자리를 못 찾고 있습니다. 마무리의 끝행은 마치 밥 먹다가 문득 돌을 씹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아직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이 분이 앞으로 선배 시인들의 좋은 시를 섭렵하여 정진한다면 분명 자기 속의 숨은 시적 재능을 빛내리라고 봅니다.

      「파밭에서」섬세하고 서정적인 작품입니다. 시어에 대하여 무척 고심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시어가 꼭 아름다운 말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되겠지요. 낡은 자기 껍질을 벗어 던지는 모험도 필요할 것입니다. 시를 엮어내는 솜씨도 미더운 편이긴 하나 각각의 연들이 따로따로 겉도는 게 읽는 이를 무척 곤혹스럽게 합니다. 시 한 편의 통일성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하겠습니다.

      선에 들지 못한 작품들 가운데 「고드름」을 쓴 분은 시적 자질이 드러나기는 하지만 요즘 기성 시인들의 시적 형식에 지나치게 민감하여 자기 개성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하시고, 「파장」을 쓴 분은 함축된 시어의 표현과 정확한 묘사에 힘쓰시도록 권하고 싶습니다.// 이상 1월의 시마을 심사평입니다. 퇴고를 거쳐야 할 것 같습니다


      허무항이:  승화님 오랜만입니다.
           지난 설연휴 제 컴퓨터가 말썽을 부려 참 암담했습니다.
           그동안, 2년여동안 녹음해놓은 낭송 파일이 하나도 남지 않고 사라져 버렸거든요.
           어제까지 컴은 거의 복구 하였지만 사라진 파일을 복구 하는 재주가 제게는 없어서
           난감 하기 짝이 없습니다. 낭송 파일 뿐 아니라 모든 자료가 다사라져 버렸어요.
           이제 승화님 자주 뵐 수 있는건지요?  -[02/02-00:43]-

      최승화: 곧 자주 뵐 수 있을 겁니다. 이제 제대로 공부로 하려구요  -[02/03-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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