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3/17(수)
“나, 盧지지자 아니오. 공짜 촛불은 싫어요”  
“난 노무현 지지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 촛불을 공짜로 받을 이유가 없다.”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한 노인은 주최측이 나눠주는 양초를 거절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노인은 가까운 노점에서 양초를 사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촛불집회 참석자 중 ‘집회참석자는 노무현 지지자’라는 시선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특정세력을 지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치권에 항의표시를 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탄핵정국이 ‘친노’와 ‘반노’의 대결구도로 치닫는 상황을 경계했다.

15일 집회에 참석한 회사원 천영진씨(45)는 “난 노사모도, 친노성향도 아니다”며 “다만 힘겹게 쌓아온 민주주의 전통이 일순간에 무너지는 상황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나왔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을 지지한다는 김모씨(30)는 “국회가 국민의 의사를 묻지 않고 탄핵 결의를 했다는 데 화가 났을 뿐 열린우리당을 지지할 마음은 없다”고 못박았다.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는 ‘탄핵무효 범국민행동’도 촛불집회는 노대통령에 대한 지지운동이 아니라 ‘힘을 앞세운 야당의 폭거’에 대한 저항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이라크 파병 등 현정부의 정책을 강력히 비판하는 전국민중연대와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민주노총도 국민행동에 참여하고 있다. 또 국민행동은 노사모나 국민의힘 등 친노단체와 정당 관계자의 가입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국민행동의 김제남 준비위원은 “처음엔 노대통령 지지집회로 보일까 걱정했었다”며 “하지만 집회를 계속하면서 탄핵반대는 노무현 지지자의 것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정서라는 점을 알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김동은기자 d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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